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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2012년 10월 22일 월요일!

역사적인 자리에 다녀왔습니다.

바로 소설가 이승우 선생님의 <지상의 노래> 출간기념 북콘서트였는데요,

이승우 선생님은 지난 30년간 27권의 책을 출간하실 정도로 다작하셨지만,

이제까지 한국에서는 단 한 번도 공식적인 독자 만남 자리를 가지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그 첫 행사가 바로 이번 책 <지상의 노래> 북 콘서트였던 것이죠.

wooriyoga 안산고잔동우리요가 2012-10-25.jpg

한 때 제가 소설가 지망생이었던 시절, 장편소설 쓰기가 너무 버거워 중도에 쓰기를 포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200자 원고지 350매 정도를 쓰고 난 뒤에 있었던 일이에요.

써봤자 좋은 소설이 되지 못할 거라는 예감에 사로잡혀 더 이상 글을 쓸 수가 없었던 것인데요,

그러고는 그냥  이런 저런 책들을 두서도 없이 읽어대고 있었습니다.

그때 마주한 책이 바로 이승우 선생님의 장편소설 『생의 이면』이었어요.

거기에 이런 문장에 나와요.

 

"실패를 예감하면서도 써야 하는 글이 있다."

 

이 한 문장 때문에, 그때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몰라요.

당시로서는 나만 홀로 이런 고민에 휩싸여 힘들어 하고 있는 것 같았는데

이 지구상 어딘가에 나와 같은 고민으로 힘들어 하고,

나와 같은 일들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구나.

'나'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 '나'와 같은 존재가 이 지구상에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은,

저에게 정말이지 커다란 위로와 용기를 동시에 가져다 주었답니다.

그때부터 저는 소설이 잘 써지든 써지지 않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쓰는 힘을 가지게 되었죠.

 

이후 저는 이승우 선생님의 소설이라면 한 권도 빼놓지 않고 다 찾아서 읽을 정도로 광팬이 되어 버렸어요.

<생의 이면>을 비롯해, <구평목 씨의 바퀴벌레>, <심인광고>, <사람들은 자기 집에 무엇이 있는지 모른다>, <식물들의 사생활>, <미궁에 대한 추측>, <나는 아주 오래 살 것이다>, <그곳이 어디든>, <오래된 일기>, <당신은 이미 소설 쓰기를 시작했다>, <소설을 살다>, <한낮의 시선> 등... 다 열거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많은 책들이 있답니다.

 

그리고 제가 드디어 2010년에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하고 난 이후,

작가상 수상 인터뷰나 <제리> 출간 인터뷰 때마다 "영향을 받은 작가" 혹은 "존경하는 작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를 묻는 질문을 어김없이 받았어요.

그럴 때마다 늘 '이승우 선생님이요!'라고 답하곤 했답니다.

이를 알게된 출판사 측에서, 이승우 선생님과의 미팅이 있던 날 저를 초대해 주셨고,

2010년 가을에 출판사 편집장님과 이승우 선생님이 계신 자리에서 함께 저녁을 먹는 행운을 누렸다죠!

그러나 사석에서 후배 작가로서 마주하게 된 이승우 선생님...

그간 제가 선생님의 소설을 읽어 오면서 느꼈던 문학적 고민이나 소설에 대한 이야기, 질문 같은 것들은 하기가 어려웠어요.

사석은 그야 말로 사석,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인지라, 소설 이야기를 나누기는 아무래도 멋쩍은 것이죠...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꼭 독자로서, 팬으로서 이승우 선생님을 만나보고 싶다던 오랜 소망...

그 소망을 이날 드디어 이루게 된 것입니다!!

 

 

행사 당일 산울림 소극장 입구에 놓인 <지상의 노래>

 

이날 일찌감치 가서 자리를 잡고 기다렸는데요.

 

두둥!

행사장에 모인 엄청난 인파!

산울림 소극장이 꽉꽉 차고,

입구와 통로 계단까지 사라들이 들어찰 정도로 엄청난 인원이 오셨어요!

도대체 이승우 선생님 소설책이 안 팔린다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요! 이렇게 유명하고 인기 있는 작가님이신데!!

저도 그동안 이런저런 작가와의 만남 행사 꽤 다녀본 편인데

이토록이나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은 정말 처음 봤답니다.

 

 

이내 등장하신 소설가 이승우 선생님과 진행자이신 영화평론가 이동진 선생님!!

평론가 이동진 선생님 또한 이승우 선생님의 오랜 팬이셨다죠.

저도 이승우 선생님 책 20권 정도는 읽었는데

이분은 정말 단 한 권도 빼놓지 않고 27권의 책을 모두 찾아서 읽으신,

마니아 중에 마니아셨어요.

 

 

 

 

 

저 뒤에 꽃바구니 또한 독자님께서 작가님을 위해 손수 들고 오신 것이었다는 사실!

심지어 이날 유명 소설가이신 김중혁, 편혜영 선생님을 비롯해 문학 평론가 허희 선생님,

타 출판사 편집장님 등... 많은 분들이 이승우 선생님을 뵙기 위해 독자로 신청해 이 자리에 오셨답니다.

 

선생님은 이번 소설 <지상의 노래>를 통해 이전과는 달라진 독자에 대한 생각,

고향에 대한 이야기, 전업 작가로서의 고뇌와 생활 이야기 등등... 그간 궁금했던 많은 이야기들을

때로는 위트 있게, 때로는 진지하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날 소설 낭독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소설에서 5장에 있는 '역사, 어쩌면 사소한' 중 한정효 씨가 선글라스를 벗는 부분을 낭독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후배 작가이자 조선대 문창과 제자이신 정용준 작가님의 낭독이 있었습니다.

정용준 작가님은 216쪽에, 수도원 형제가 이야기하는 부분을 읽어 주시고는,

선생님의 제자이자 조교로 지내는 동안의 일화는 들려 주셔 좌중을 폭소케 하셨죠!

 

 

쨔잔~!

이날 저 또한 후배 작가로서 이승우 선생님의 소설을 낭독하는 영광스러운 시간이 주어졌답니다.

저는 290쪽에, 한정효가 후를 구해 준 뒤 병원에서 후에게 하나님의 말씀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부분을 낭독했습니다.

 

 

 

독자들의 이야기와 질문을 듣고 계신 이승우 선생님!

실물이 훨~~씬 잘 생기셨답니다!!!

 

그리고 이날, 정말 중요한 질의 응답이 나왔는데요,

제가 저희 카페에 이 글을 올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한 독자가 선생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지난 30년간 27권이나 되는 책을 쓰실 정도로 다작하셨는데요, 이렇게 다작하실 수 있으셨던 비결이 궁급합니다."

 

이에 대한 이승우 선생님의 답.

 

"꾸준히 쓰는 것이 비결입니다. 어떤 작가들은 종종 절필을 했다가 다시 쓰기도 하고, 슬럼프 기간이나 여행 기간 또는 일이나 가정 때문에 글을 쓰지 못하는 기간을 갖고는 합니다. 하지만 저는 지난 30년 동안 단 한 해도 글을 쓰지 않고 보낸 해가 없습ㄴ다. 글이 잘 써지건 써지지 않건 항상 글을 쓰는 것이 제가 글을 잘 쓰는 비결입니다."

 

이어지는 질문에서는,

 

"저는 지금은 영화를 공부하고 있는 학생인데요, 한때는 문학을 공부하다가 영화쪽으로 진로를 틀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일명 '백지 공포증'이라고 하는, 백지만 보면 머릿속이 새하얘져 아무것도 쓰지 못하는 현상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이와 관련해서 문학 청년들 그리고 작가 지망생들에게 고언을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승우 선생님 -

 

"백지 공포증에 대해서 이야기 하셨는데요, 이것은 글쓰기로 이겨내는 것밖에는 도리가 없습니다. 우리가 군대 훈련소에 입소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나는 지금 군대 훈련병인데, 훈련 기간에 본인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거나, 훈련이 두렵다거나 하는 이유로 훈련을 하지 않을 수가 있나요? 훈련병이면 그저 무조건 훈련을 해야만 합니다. 여기에는 컨디션이나 상황, 두려움 따위가 있을 수 없습니다. 있다 해도 이겨 내고 무조건 훈련을 해야만 합니다. 저는 글쓰기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습작 기간 동안은 무조건이요. 본인이 지금 훈련병으로서 군대 훈련소에 들어와 있다는 생각으로 매일 꾸준히 무조건 써야만 합니다. 글이 써지지 않을 수록 더 쓰려고 하면서 이겨내야만 합니다. 그것밖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 말들이 저를 어찌나 많이 각성 시키던지요... 그간 피곤해서 글을 못 쓰고, 바빠서 못 쓰고, 어려워서 못 쓰고, 안 써져서 못 쓰고 했던 제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이제부터는 저도 매일 꾸준히, 아무 핑계대지 않고 무조건 써야겠다는 각오로 글쓰기에 임하렵니다!

 

그리고 제가 이 이야기를 저희 요가 카페에 남기는 까닭은-

요가 수련 또한 이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종종 요가가 너무 어렵다, 힘들다, 라고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많고,

혹은 요가를 잘하고 싶다,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느냐, 라고 묻는 말들도 많습니다.

매일, 꾸준히, 무조건 요가를 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꾸준히' 한다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보다 더 좋은 설명은 없을 듯합니다.

 

또한 요가를 하고는 싶은데 컨디션이 좋지 않다거나, 바쁘다거나 하는 것도 요가 수련을 방해하는 이유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수록, 일정이 너무 바쁠수록 더욱 요가를 하려고 해야 합니다.

군대 훈련병이 되어 훈련소에 들어와 있다는 심정으로, 하루도 빼놓지 않고 무조건 해야 합니다.

그래야 요가를 잘 할 수 있고, 건강해 질 수 있고, 행복해 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남깁니다.

 

 

모쪼록 간만에 문학 행사에 다녀와 참 기쁘고 행복한 데에 이어,

글쓰기는 물론 요가 수련에까지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듣고와 굉장히 뿌듯합니다^^

 

이승우 작가님 신작 장편소설 『지상의 노래』!

진짜 세상에 다시 없을 걸작이니 모두들 서점에서 구입하셔서 꼭 한 번씩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더불어 이승우 선생님이 글을 쓰시는 그 정신을 본받아,

우리도 매일 열심히 자신의 일을 하면서 요가를 수련해 나가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이날 행사가 끝난 뒤 사인회에도 엄청난 줄이 늘어섰습니다. 그냥 <지상의 노래> 한 권만 갖고 오신 분은 어디에도 없고, 다들 세 권씩 네 권씩... 선생님의 책을 들고와 마니아임을 증명했더랬죠. 그래서인지 더욱 줄지 않던 줄.. ^^: 이날 여기 오셨던 분들 모두 계 타신 기분이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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